우리제조업이가야할방향…‘그린대전환’
4월열린하노버산업박람회‘지속가능성·디지털화’핵심키워드로‘넷제로’실현못하면수출어려워…국가생존위협받는상황직면탄소중립은세계제조업석권의기회…전동화등기술혁신에주목
하노버산업박람회는 우리산업에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주는 세계 최대 산업 기술 전시회다. 기술패권 시대에 접어들며 매년 미국CES(소비자전자쇼)와 함께세계양대기술전시회인 하노버산업박람회에세계인의관심이몰린다. 우리경제의근간인수출의대부분을반도체, 자동차, 철강·화학, 선박, 기계등 제조업이주도하고 있기때문에산업기술 트렌드를 보여주는 하노버 산업박람회는 우리나라에특히중요한 기술 전시회라 할 수 있다. 한달 전개최된올해하노버산업박람회도 미국CES처럼과거팬데믹이전의열기를거의되찾으며‘산업 대전환, 지속가능한 산업의 활성화’를 슬로건으로 산업기술의주요 트렌드를 제시했다. 미국 CES와 같은 맥락에서하노버산업박람회에서도 ‘지속가능성’과 ‘디지털화’가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부각되었다.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탄소중립 제조, 에너지전환, 수소, 디지털화 측면에서 AI, 데이터 및매뉴팩처링-X가미래트렌드로제시되었다.
올해 하노버 산업박람회가 우리 제조업에주는핵심방향은 AI와 데이터기반 ‘디지털화’및 ‘디지털·AI 대전환’과 지속가능성및탄소중립기반 ‘그린 대전환’으로 요약된다.지난달칼럼에서 AI 및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의‘디지털화’ 관련트렌드에대한 개요와 시사점을정리하였고이번에는이에못지않게중요한제조업의‘지속가능성’ 다시말해‘그린 대전환’관련트렌드에대해정리하고자한다.
최근 초변화 대전환 시대의 시대정신으로급부상하고 있는 지속가능성은 크게 환경과사회의 지속가능성으로 나뉜다. 하노버 산업박람회는 소비자 기술(B2C) 중심의미국 CES와달리산업 기술(B2B) 중심이어서환경의지속가능성에더큰비중을 두었다. 환경지속가능성의 핵심은 탄소 배출과 흡수를 상쇄시켜순배출을제로화하는 ‘넷제로(Net Zero)’라 불리는탄소중립이다.에너지를사용하는제조업의특성상 탄소중립은 제조업이반드시해결해야 할 중요한 관문이다. 탄소중립을 실현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의 근간인 수출이 어려워져 국가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된다. 즉, 탄소중립제조는 우리나라의 미래 명운이 달려있는 국가적 최우선 과제임을우리모두명심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미국, EU, 일본 등 주요국과 같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선언을 하였다. 2021년 탄소중립위원회 발표에따르면 2050년탄소중립을실현하기위해서는2018년 탄소배출량 대비최소 86%, 최대 89%를 감축해야 한다. 아울러중간 목표로 2030년까지 40%를 감축하겠다는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21년 UN 기후변화협약사무국에 제출했다. 2050년 탄소중립과 2030년 40% 감축 NDC 모두국가적으로획기적비상조치가 없는 한 현실적으로 이루기 어려운목표다. 이는 의지만으로는 불가능하고 최고의탄소 감축 기술은 물론 자원 순환, 비즈니스모델 혁신,산업구조혁신등광범위한혁신노력이필수적이다. 하노버산업박람회에제시된관련기술및전략혁신을세밀히분석하고적용해야하는이유다.
세계 총 탄소배출량 510억톤(t) 중 제조 분야가 31%를 차지하여최대배출 분야이고 그다음이발전분야로 27%이다. 우리나라 탄소배출량 7억3000만t의 구성을 보면 제조 분야가 36%로 발전 분야 37%와 거의 비슷하다.다시말하면 제조업비중이높은 우리나라는36%의 탄소배출량 비중을 최대한 제로에 가깝게줄이는 것이관건으로다른나라에비해감축 부담이월등히 크다. 상대적으로 탄소중립제조가쉽지않은상황인것이다.
하노버산업박람회에서제시한탄소중립제조 트렌드를 정리해보면 먼저 전동화가 크게부각되었다. 제조공정에사용되는 유압, 공압,열에너지등을최대한 전기 모터, 전기로등전동화하는추세다.독일의유리제조업체인쇼트는에너지집약적인대표적탄소배출기업인데기존의화석연료기반의용광로를전기로로대체하여에너지절약과탄소중립제조를추진하겠다고발표했다.독일의화학기업인바스프도재생에너지기반전기로를화학공정에적용하여탄소배출량을90%감축하는기술을사우디아라비아화학기업인 SABIC, 독일화학기업린데와 협력개발하고 타사에라이선스 판매를예정하고 있다. 전동화는 결국 무탄소 발전을전제로 하고있어발전분야 탄소중립과 동시에추진돼야 한다. 우리나라도 전동화에우선주력하고발전분야의탄소중립을체계적으로추진해야 한다. 사용전력100%를 재생에너지로충당하겠다는RE100은우리나라에너지환경상현실적으로쉽지않다. 원전을포함하는CF100이 우리현실에적합한 조건이어서유사한 상황의제조 국가들과 협력하여게임규칙을바꾸는조직적이고지속적노력이필요하다.우리나라로서는국가적중장기과제다.
둘째로, 에너지 절감및공정효율성제고에 많은 관심이 몰렸다. 대만의 델타 일렉트로닉스는 미국엔비디아의 옴니버스TM 플랫폼을 기반으로한공장디지털트윈서비스로에너지절감및 탄소중립을 추구하는 솔루션을 공개하였다. 독일 지멘스에서분사한 이노모틱스는 경쟁사대비40%이상가벼운경량화 모터, 실시간데이터기반공정관리및설비유지보수솔루션을제시해눈길을끌었다.
셋째로, 순환 경제기술이지속적으로 많은주목을 받았다. 순환 경제는 제품을 사용 후폐기하는 기존 선형경제 구조에서 탈피하여설계 단계부터 폐기물 및 오염 방지, 제품 및재료 사용 유지, 자연 시스템 재생 등을 고려하여자원을 지속적으로 순환시키는 경제 체제다. 스웨덴의 배터리 기업인 노스볼트는 배터리급 순도의 리튬, 니켈, 망간, 코발트 등 배터리주요소재를 95% 이상회수가능한고효율 배터리재활용 기술을 제시했다. 독일의솔라 머티리얼스도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태양광 패널에서 알루미늄, 은, 구리, 실리콘, 고품질 유리 등 주요 소재 98% 재활용 가능하고기존 회수 방법대비탄소배출량을 80% 감축한 기술을 발표했다. 독일의칼스루에공과대학(KIT)은 건설폐기물 콘크리트를 저탄소 콘크리트로재생산하는순환경제콘크리트기술을제시하여탄소배출이많은건설분야의탄소중립에기여할것으로보인다.
넷째로, 수소기술과수소경제에대한관심이급증하고있다.수소생산을통한수소연료전지 발전과 에너지 저장 수단으로서의수소활용이주요 관심사다. 독일의 SFC Energy는PEM 타입고성능 소형·경량 수소연료전지를발표하여병원, IT 백업,건설현장등에서긴급전력공급장치로주목을받았다.
다섯째로,디지털화가지속가능성및탄소중립을위한중요한수단임이강조되었다.디지털트윈기반 시뮬레이션, 실시간 모니터링및최적화, AI 기반 장비 예지 보전 등 디지털화를통하여에너지 절감 및 탄소중립에 기여하는방안이다수 제시되었다. 프랑스의 다쏘시스템, 미국 알테어, 미국 아마존 웹서비스(AWS)등이대표적사례다.
여섯째로, 공정기술의혁신을 통한 탄소중립이다.독일의철강회사인잘츠기터는단위분야로탄소배출이가장큰분야인철강생산에있어혁신적공정기술인수소환원제철기술로탄소중립에기여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의엘레판텍은적층방식의금속잉크젯프린팅기술로기존에칭기반 PCB 제조공정의자원낭비와환경오염문제를해결하겠다고천명했다.
탄소중립 제조는 우리나라의 숙명적 당면과제인 동시에 성공 시세계 제조업을 석권할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하노버산업박람회가제시한 다양한 기술 혁신을 참조하여탄소중립제조를실현하길기대한다.
필자주요이력▷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산업공학박사 ▷현대오토넷 대표이사 사장 ▷대통령 직속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前중소기업청장▷한국디지털혁신협회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