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짜맞은흑석9 ‘스카이브릿지’…서울시,정비사업‘고급화’제동
부촌의상징이지만과도한사업비서울시“경관측면서도실효성낮아”주민들,조건부승인에불만목소리
서울시가 하이엔드 브랜드로 조성되는 흑석9구역 재개발 단지의 건축계획에대해 ‘스카이브릿지’ 삭제등을 조건으로의결하면서조합원들사이에불만이커지고있다.
스카이브릿지가 고급 단지의상징으로인식되며이미여러정비사업장에적용된 상황에서 흑석9구역 설계에제동이걸렸기때문이다. 오세훈서울시장이그간 천편일률적인아파트 디자인대신다채로운 스카이라인을 강조해 왔으나,이번 흑석9구역 건축계획 심의 결과로스카이브릿지등고급특화설계를추진하는 다른 단지에도 영향이 미칠지 주목된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열린 제8차 건축위원회에서흑석9 재정비촉진구역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 건축계획을 심의한 결과 아파트 동과 동 사이를공중에서잇는다리인‘스카이브릿지’삭제를포함해조건부의결했다.
흑석9구역 재개발(디에이치 켄트로나인)은 흑석동 90 일대에지하 7층~지상 25층, 21개 동, 총 1536가구 공동주택과부대복리시설을짓는사업이다.
시공사현대건설이동작구최초로자사하이엔드브랜드인‘디에이치’를 적용하기로 한 곳이다. 고급 단지로 조성하는 만큼 스카이브릿지를 설계변경안에포함시켰지만, 서울시로부터퇴짜를 맞은 것이다.
이를두고일부조합원들은서울시가소셜믹스와 공공보행통로 등 공공성은강조하면서주민들이요구하는 고급화는막고있다며불만을토로한다.
흑석 9구역의 한 조합원은 “단지는공공에다 개방하면서정작 고급화 특화 설계인 스카이브릿지는 왜 못짓게하는지 의문”이라며 “오세훈 시장이강조해 온 스카이라인 경관 다변화에도어긋나는것아니냐”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스카이브릿지로 인해사업비가 과도해지는 데다 경관적인 측면에서도 스카이브릿지가 들어서는 동이 주요 간선도로변이아니라 안쪽에 있어 실효성이 낮다는의견이나왔다”며“비용과 효용성등을종합적으로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스카이브릿지는 외관 차별화와 한강조망 등을 위해 이미 주요 고급단지에적용돼왔다.올해1월분양한서초구잠원동 ‘메이플자이’는 스카이브릿지특화설계로 주목받았고,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도스카이브릿지커뮤니티시설이특징으로꼽힌다.
한남2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따낸대우건설은 6개 주동을 잇는 국내 최장360m길이의스카이브릿지를적용해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바 있다. 한남4구역과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역시특화설계로스카이브릿지가포함돼있다.
흑석4구역에적용하려던스카이브릿지에제동이걸리면서향후 정비사업지고급단지적용이어려워지는 게아니냐는관측도 제기된다. 정비업계관계자는“높은건물을최소두동을연결해야하는데, 단지 자체는 돋보일 수 있겠지만공공성을 강조하는 서울시입장에서는통경축으로애써뚫어놓은경관을막아경관을해칠수있는요소”라고말했다.
한 대형건축설계사 관계자는 “최근공사비가 급등했는데 스카이브릿지는조립을 해서 올려야 하는 구조여서 시간과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든다”며 “한때 고급단지에서 유행처럼 도입했었는데, 스카이브릿지 주변 가구가 조망이막히거나 그림자로가리는문제도있어사업비대비효율성이낮다고보는의견이많아지고있다”고 했다.
한편 흑석9구역이 스카이브릿지를계획대로추진하려면다시건축심의절차를거쳐야 한다.
앞서박원순 전 시장 재임당시서울시는 주변 경관에 위화감을 조성할 수있다는 이유로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래미안 원펜타스), 송파구 잠실진주(잠실 래미안아이파크) 등에스카이브릿지 설계 축소 또는 삭제를 지시한바 있다. 2019년 이주를마친송파미성크로바 재건축 단지도 같은 이유로 스카이브릿지대안설계가 2년 6개월이상반려되기도했다.